얼마 전에 둔산동에서 집으로 오는 택시를 이용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사분은 60대 후반이셨는데, 40여 년간 택시 운전을 하셨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택시를 이용하는 여러 손님들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40년 동안 택시 운전대를 잡아보면서 오늘처럼 손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 본 적은 처음이라며, 평소 교육과 국민의식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아드님에게 운전에 대한 기본을 가르쳐 줬더니 안전하게 운전을 잘하더라며 운전에 대한 기본 소양과 국민 정서에 대해서도 열변을 토하셨습니다. 기사분은 교육의 목적과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아시는 분이시고, 삶을 통해 보여주신 좋은 분이라며 칭찬해 드리고 하차했습니다.
집에 와서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상에 천한 사람도, 천한 일도 없는 법이거늘 때때로 진상 고객들에게 뜻하지 않게 당하신 일도 많으셨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참된 교육은 단순한 지식인을 키우는 게 아니라, 성경에 기초한 바른 철학을 가진 지식인을 키워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학교는 육영공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영재를 육성하기 위해 국가가 세운 학교’라는 뜻입니다. 1876년 일본의 강압으로 강화도조약이 체결된 이후 다른 나라와 교섭이 활발해지자, 조선 정부는 통역의 필요성을 통감했습니다. 그래서 통역관을 길러내자는 주목적으로 1886년 육영공원이 설립되었는데 정원 30명에 두 학급이었답니다. 그러나 육영공원은 실력 있다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학교가 아니라 현직관료와 양반 자제들 중에 선발한 엘리트 학교였습니다. 기숙사 생활은 물론이고 교재도 무료 제공되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용돈도 줬답니다. 양반 집 자제들이다 보니 가마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었구요. 교사로는 외국인을 초빙했는데 주 과목은 영어에 집중했습니다. 학생들은 어릴적부터 사서삼경을 줄줄이 외우다 보니 영어 단어 외우는 건 일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도무지 영어 외엔 관심이 없었데요. 영어만 잘하면 높은 관직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육영공원은 8년 만에 문을 닫고 맙니다. 직접적인 원인은 재정난이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유명한 분들이 배출되었는데 제1회 졸업생이 이완용이었답니다. 그는 머리가 좋고 무엇이든 열심이었답니다. 과거에 합격하자마자 25살에 정7품 벼슬에 오르는 파격적인 출세를 했구요. 그러나 그는 대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였습니다.
청소년부 여름 수련회를 격려하며...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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