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감돕니다. 유난히 덥고 길게만 느껴졌던 올여름도 여름다운 사연들을 뒤로한 채 그렇게 서서히 멀어져 가을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듯싶네요. 힘겨운 여름을 보내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때때로 턱까지 차오르는 무더위를 삼켜내며, 땅에서 품어 오르는 지열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견디셔야 했겠지요. 움직일 때마다 땀으로 절은 옷을 되려 체온으로 짜 말리고, 타는 목마름을 숨 넘기듯 참아내면서 그렇게 더위와 전쟁을 치르셨을 성도 여러분들의 값진 싸움과 승리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주변 곳곳에서도 가을 기운이 느껴집니다. 교회 하늘정원과 화단엔 가을꽃이 피어오르고, 단풍나무와 수수대는 고개를 숙이고 적갈색으로 물들어갑니다. 지난주를 고비로 차림새도 한껏 가을 분위기가 풍겨납니다. 집마다 이불 두께도 이젠 달라졌겠고 활짝 핀 무궁화와 코스모스도 눈에 띕니다. 어김없이 찾아와 시작되는 가을! 이 가을엔 하나님을 향해, 자연을 향해, 세상과 이웃을 향해 우리들의 가슴이 더 따뜻하고 넓게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넉넉한 사랑의 힘이 우리 마음에 가득 채워져 그걸 누릴 수 있고, 또 나눌 수 있다면 우리가 먼저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십시오.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니 성경도 더 읽고, 책도 더 읽으십시오. 산책을 하며 보이는 것들에게 말도 걸어 보세요. 잠자리를 보며 어디 갔다 오느냐고 물어보고, 개미가 보이걸랑 너도 하나님의 뜻이 있어 창조된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해 주고, 꽃을 보며 참 예쁘다고 칭찬도 해주고, 들풀을 보고는 아무데서나 싹을 틔우지만 아무렇게나 자라지는 않다는 것에 격려도 해주십시오. 눈을 들어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 속에서 하나님과 나의 인생의 여정을 향한 진지한 다짐을, 그리고 정직한 믿음의 고백과 찬양을 올려드리십시오. 이번 주 단 한 번만이라도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세세히 살펴보면 주님의 한없이 넓은 품이 보일 것입니다.
하늘정원에 앉아 가을하늘을 감상하며 ...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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